얼마 전 아는 분에게 이런 얘기를 들었다.
A라는 교수가 있었는데 뭐 도의적으로 하면 좋지 않은 일을 했다.
그 얘기를 전해들은 B라는 사람이 '뭐 그런 여자가 다 있어' 라는 말을 했다.
아주 간략하게 적은 것이긴 한데.
내가 들어도 A라는 사람은 도의적으로 좋지 않은 선택을 했다.
하지만 내가 불편하게 들은 건 B라는 사람의 발언과 혹은 그 발언을 옮긴 아는 분이다.
(정확히 B가 뭐라고 했는 지는 내가 모르니까- 아는 분 혹은 B의 문제?)
뭐 그런 여자가 다 있어
평범하게 쓸 수 있는 말이다.
뭐 그런 남자가 다 있어. 라고도 할 수 있으니까.
근데 A라는 사람이 남자였으면...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B라는 사람이 '뭐 그런 사람이 다 있어' 라고 말했을 것 같다.
되게 사소한 차이다.
프로불편러가 되어야만 알아들을 수 있고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차이.
'뭐 그런 남자가 다 있어'라는 말을 언제 쓸까 생각해보니
아마도 남녀사이에서, 그러니까 특정하게 남자의 역할이 요구되는 관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남자가 여자를 두고 바람을 피웠다, 그럴 때 친구들이 '뭐 그런 남자가 다 있어'라고 하겠지.
근데 이번 경우처럼 A라는 교수가 똑같은 일을 했을 때
B라는 사람이 '뭐 그런 남자가 다 있어'라는 말을 했을까?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것 같거든.
그러니까 역시 프로불편러의 일은 이런 것 같다.
불편하게 느끼고 말하는 것.
왜 불편한 지를 생각하고 혹시나 불평등이나 잘못된 인식에서 기인한 것이라면 고치려고 노력하는 것.
.
그리고 또 더 나아가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남자애들끼리도 서로 욕을 할 때 '미친년' 이런 식으로 욕을 한다고 알고 있다.
아마 더 욕하는 느낌이 들어서라고 했었나?
예전에는 그래도 미친년/놈 가려서 말했다면 지금은 미친년도 남자에게 욕으로 통한다.
똑같은 무게의 욕이 아닌 더 무거운 무게의 욕으로.
여기에서도 부인할 수 없는 성차별이 있다고 생각한다.
무의식적으로 사람들에게 있는 성차별이 언어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겠지.
.
요즘 바빠서 통 페미니즘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에 읽은 페미니즘 책 두 권 (행복한 페미니즘과 비행공포) 을 좀 정리해서 올리고 싶은데
다시 시간을 내서 서평을 올리도록 노력해야겠다.
(너무 오래되면 서평 쓸 수도 없어 ㅜㅜ 기억이 희미해지니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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