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Simple life와 관련이 있을 지도, 없을 지도.

어쨌든 소량의 좋은 것을 쓰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까.


1. 수건은 이게 참...

사기는 좀 뭐한 아이템이다.

여기저기서 받은 수건이 많으니 굳이 살 필요가 없지.


어렸을 때 호텔에서 수건도 판다는 기사를 접한 기억이 난다.

그 때가 초등학생이었을 땐데 우선은 놀랐고, 

그 다음에는 '진짜 부르주아들이구만 (또는 돈지랄을 하는구만)' 

이렇게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콕 집어 저런 단어로 생각하진 않았겠지만, 느낌이 그랬다.)


그리고 오늘에 이르러, 드디어, 그 어린 날의 내가, 

뽀송뽀송하고 두툼한 호텔 수건을 욕망하던 나머지

지르고 말았다.

호텔 수건.


구매한 곳은 여기

http://blog.naver.com/kyungaaaaa/220383686995 앤님의 블로그 공구


2. 사기 전에도 참 고민이 많았다.

우선 호텔 수건의 조건인 40수 이상의 면 100% 수건을 찾아봤고,

여러 사이트에서 파는 것을 확인했으나

너무 비싸기도 했고, 어떤 것은 왠지 믿음이 안 갔으며, 

비싸도 사야겠어라고 생각한 것은 원하는 색상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뭐랄까... 좋은 수건을 쓰고는 싶은데 어떤 수건을 써야 좋을 지 모르겠는 거?

그래도 수건 한 장에 1~2만원을 쓰려니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그러다가 어쨌든 앤님의 호텔 수건 공구를 알게 되어 2주 정도를 기다린 후 드디어 샀다.

호텔 수건.


3. 물론 여기서 사기로 결정한 이후에도 고민이 많았다.

페이스타올은 5장 단위로 판매한다고 하시고, A타입 B타입...

바스타올은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4. 바스타올에 대해선 호텔을 몇 번 갈 때만 해도 왜 있는 지 몰랐다.

뭐 크고 넓으니까 좋긴 한데- 무겁고 거추장스러워서 크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근데 에어비앤비를 통해서 싱가폴, 체코에 머무는 동안 그 사람들은 바스타올 하나를 주더라.

1주일 가까이 머무는데.


맨 처음 싱가폴 에어비앤비 집에 도착했을 때 바스타올 하나 주길래 뭐 하는 거냐며 더 달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집 주인들은 당황스러워하며 더 없는데.. 하며 하나를 더 주었다.

평상시에 하루에 수건 한 장 (아침 세안+저녁 샤워 1장) 씩 써서 그런지 그 집주인들이 이해가 안 됐었다.

그런데 머무는 동안 사용해보니 나쁘지 않았다.

이게 꽤 도톰하고 물기도 많이 머금고. 


그리고 체코에서도 4일쯤 머물 때 나에게 쥐어진 수건은 바스타올 하나.

충분히 잘 썼다. 부족함 없이.


그 때였다. 바스타올의 매력을 느낀 게.


5. 그리고 또 한 권의 책이 나의 마음을 움직였다.

<작은 생활>

3인 가족이 갖고 있는 수건이 각자의 바스타올 1개씩 총 3개 + 핸드타올 12개.

아- 이렇게 바스타올을 며칠씩 사용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작은 생활>의 저자는 매일 세탁을 할지도- 그 부분은 기억이 잘 안난다.)


6. 하지만 내가 살고 있는 곳은 기숙사.

샤워실은 공동 샤워실. 

무엇인가 예쁜 것을 갖춰서 들어가기엔 불편한 공간이다.

바스타올을 갖고 들어가서 몸을 돌돌 두르고 나오기에도 뭐하고, 

갖고 들어가서 다시 옷을 입고 나와야 하니... 


바스타올을 두르고 나온다 치더라도 방에도 룸메이트가 있기 때문에 

바스타올을 샤라락 내리고 옷을 입기 시작하면 

룸메이트 당황할 게 뻔하고 나도 그럴 배짱은 없고.

바스타올에 대한 고민은 참 오래한 것 같다.


나의 상황상 바스타올은 사지 않기로 했다.

(비슷한 경우가 샤워가운- 샤워가운에 대해서도 동일한 고민을 하고 동일한 상황으로 인해 패스했다.)


7. 자, 페이스 타올을 사기로 결심했다.

몇 장을 사야할까. 무슨 색을 사야할까.

5장 단위로 판매하는데 10장은 많고...

그 날을 대비하여 진한 색 수건도 있으면 좋겠는데, 

그렇다고 챠콜색 5장을 사기엔 느낌이 너무 어둡고...

챠콜색 5장을 사서 3장을 남자친구를 줄까도 생각했지만 

남자친구는 수건 충분히 많다고, 두껍고 뽀송한 수건도 있다고 하길래...

그냥 흰색 5장 삼.


8. 수건을 받아본 느낌은...

어라라, 참 크다.

일반 수건보다 크다는 글은 읽었지만 진짜 크다.

(평면 비교샷을 찍었는데 사진이 사라졌네. 그래도 앤님의 블로그를 들어가면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참 하얗다.


9. 우선 세제/섬유유연제 없이 물로만 세탁했다.

통돌이 세탁기에 수건 5장을 넣고 휘적휘적 울코스로 세탁. 

그리고 탈탈, 무릎이 다 빨개질 정도로 탈탈 털고 널었다.

(울코스는 탈수를 약하게 하는지 수건이 물을 많이 먹어서 정말 무거웠다.) 

요즘 좀 건조해서 다음날 아침이면 다 말랐을 줄 알았는데 두꺼워서 그런가- 아직 안 말랐더라.

일반 수건보다는 건조 시간이 긴 것 같다.


*수건 관리법*

1. 40도 이하의 물로 섬유유연제 없이 수건만 단독 세탁

2. 세탁 직후 탈탈 털어서 그늘지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널어서 말리기

3. 수건끼리만 세탁하기


10. 사용기는... 아직 초벌 세탁 후 사용 중인데.

처음이라 그런지 먼지가 참 많다. 아직 흡수력도 안 좋은 것 같고.

2,3번 세탁 후에 먼지도 줄어들고 흡수력도 좋아진다고 하니 그 때를 기다리고 있다.

한 달 후쯤부터는 완전 만족하면서 사용할 수 있길.


11. 직접 찍은 사진들


  


1차 세탁 후 돌돌 말아놓은 수건들.

뽀송뽀송 하얗고 예쁘다 :)


   


일반 수건과 비교...

일반 수건... 오징어가 되는구나.. ㅜㅜ


  


확연히 드러나는 차이

크기, 두툼한 느낌. 다 다르다.

아.. 나머지 수건들은 제일 좋아보이는 수건 2개 남기고 정리하게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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