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정리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미 옷걸이를 사고 옷장 정리를 했지만 내가 무엇을 갖고 있는지 하나하나 정리하고 관리하기로 했다.


사진을 찍어서 같이 정리하려고 마음 먹은 만큼 휴대폰 앱을 사용하기로 했다.

생각난 앱은 에버노트. 왠지 그냥 쓰고 싶었다. 컴퓨터와 동기화도 잘 되는 것 같고 해서.


어쨌든 에버노트를 다운 받고 가입하고 사용했는데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다만 돈을 내지 않는 basic 회원은 한 달에 쓸 수 있는 용량이 (사진까지 찍어서 보관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60MB라는 것. 

뭐 우선 이번 달에 어느 정도 찍어두고, 다음 달에 또 찍고 찍고 하면 되겠지.

옷걸이에 걸려있는 옷이 아니면 어차피 찍기 귀찮아진다.


그렇게 해서 내가 에버노트에 옷/가방/신발 등 여하튼 의류 품목을 정리한 결과. 



1) 스택을 만들어서 그 안에 노트북을, 또 그 안에 노트를 적는다.


각 노트당 물품 하나씩.


즉,


스택: 옷

노트북: 겉옷, 상의, 하의, ...

(겉옷의) 노트: 보라색 패딩, 검은 겨울 코트, 아이보리 봄 코트, ...


이런 식으로 정리했다.


그러면 각 노트북에 노트가 몇 개 있는 지를, 즉 각 옷 분류에 몇 벌의 옷이 있는 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 스택 Simple life - 속옷, 양말, 가방 등

* 노트북 - 가방, 속옷-나시티, 속옷-상의, 속옷-하의, ...


       



2) 스택을 만드는 방법


간단하다. 노트북을 만들고 편집 버튼을 누르면 각 노트북을 설정할 수 있는 페이지가 나온다.

거기에서 스택을 만들거나 이미 만든 스택을 선택.



     



3) 각 노트마다 한 가지의 물품을 적는다. 사진도 찍어 놓으면 금상첨화.

그렇다 해도 대부분 자신의 물품을 알고 있기 때문에 사진을 찍어 놓지 않더라도 글로 적어 놓고 기억해낼 수만 있으면 될 것 같다.

사실 사진 찍는 것도 노가다라...ㅜㅜㅜ


    


  



4) 옷을 예쁘게 찍기 힘들면 대충 찍거나 글로라도 적어 놓는다.

물품 관리의 목적은 예쁜 사진을 찍는 게 아니라 내가 무엇을 갖고 있는 지 파악하는 것뿐이니.



ex.1) 여름 원피스라서 이미 접어서 서랍에 넣어 놓은 케이스.

귀찮아서 색깔 정도만 보이게 찍었다. 이 정도만으로도 자신이 알아볼 수 있으면 충분.



ex.2) 하의는 접어서 다 서랍에 넣어놓았기 때문에... 더더욱 꺼내서 찍기 싫은 류.

내가 알아볼 수만 있게 적어 놓는다.

 


ex.3) 지금 옷걸이에 걸려있는 옷들만 찍고 서랍 안에 잠들어 있는 옷들은 뭐가 있는지 파악만 한 후 글로만 남김.


 



5) 양말, 스타킹, 팬티 등 하나하나 노트에 품목을 따로 적기에 귀찮은 것들은 묶어서.

내가 양말, 스타킹, 팬티 등을 몇 개나 갖고 있는 지 아는 게 도움이 되더라.

그래도 왠지 양말 20개- 이렇게 적기는 싫어서 내 나름대로 분류를 했다. 두꺼운 양말, 발목 있는 양말, 발목 없는 양말...

나의 많은 양말 개수와 팬티 개수를 보니... 앞으로 일이년은 살 필요 없을듯.



 




나는 옷이 많지 않은 편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이번 옷 정리를 하면서 크게 느끼는 바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크게 느꼈다.

직접적으로 내가 옷을 70벌이나 갖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는 건 이전의 '뭐 별로 없는 것 같은데'와는 큰 차이. 

특히 팬티가 25장이 나오는 걸 보고 또 사려고 했던 나를 타이르는 효과가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팬티의 수는 10장. 일주일에 한 번 빨래하는 것 + 조금의 게으름. 

시내에 나가서 예쁘고 귀여운 양말을 보면 나도 모르게 한 켤레 한 켤레 야금야금 사들였던 것이 15켤레. (두꺼운 양말은 받은 거니까)

딱히 뭐가 많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청반바지가 (농담이 다르지만 어쨌든 청색의) 4벌.

겨울만 되면 입을 옷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뭔가 이것저것 나오는 아우터들...


제대로 보는 것과 흐릿하게 보는 것의 차이랄까. 안경을 끼기 전과 끼고 난 후라고 할까.

자신이 갖고 있는 물건을 파악하는 건 정리의 기본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쇼핑욕구가 조금 줄어들었음.


정리하는 거 참 재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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