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밝힌다.

나는 재봉틀도 없고, 바느질 실력이 뛰어나지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못 입는 옷을 리폼해서 입기로 결정한 것은...!!


운동하러 갈 때 입는 바지가 2개가 있는데, 자주 운동하러 가지 않기에 1개로도 버틸만 했다.

하지만 요즘 배드민턴에 취미를 붙여서 1개로 버티기가 어려워졌다.

자주 입는 운동복 바지는 사실은 등산복 긴바지. 긴바지라서 좀 더워지고 불편해지기도 하지만 얇은 여름용 등산 바지라 그래도 입을만하다.


진짜 못 입겠는 운동복 바지는 그냥 츄리닝. 근데 아이용 큰 츄리닝을 사서... 이게 참...

길이가 약간 짤뚱해서 바짓단을 올려서 나름 멋스럽게 7부 츄리닝처럼 입는데

안타까운 점이 이 바짓단의 시보리가 나의 종아리를 너무나도 압박한다는 점이다.


그 때문에 가끔 입을 때마다 종아리가 아파오는 느낌을 참고 운동을 했었는데

안 그래도 simple life, 가진 것 없는 삶을 동경하며 정리하다 보니 이 운동복을 그냥 버릴까 하는 생각에도 이르렀다.

그리고 가진 것 없는 삶과는 딱히 일맥상통하진 않지만 새로운 운동복 반바지를 하나 살 생각을 했다.


어쨌든 오늘,

등산복 바지는 빨래통에 넣어놨고,

나는 오늘 배드민턴을 치고 싶으니

결국 회색 7부 츄리닝을 꺼내들었다.

입고나서 10분 밖에 안 지난 것 같은데 종아리가 압박되는 느낌이 든다.

'이 놈의 시보리...'

하며 생각해보니 시보리만 없으면 될 것 아닌가!


그냥 잘라서 5부 반바지로 입어도 될 것 같은 마음이 들었다!

'오늘은 그냥 입고 내일 세탁소에 수선 맡겨야겠다!' 라고 생각했는데...

어라라? 근데 그냥 시보리 부분만 잘라내면 되지 않나? 

뭐 끝단 처리는 세탁소에 맡겨야겠지만 길이도 어느 정도가 적당한 지 내가 먼저 알아야하니

그냥 가위를 가지고 츄리닝 리폼을 해보기로 했다.


소요시간은 2분 남짓?




이미 자른 후에 포스팅을 결정해서 온전한 바지 사진이 없다.

어쨌든 이게 자르기 전의 바지.



가위로 싹둑싹둑 :D

크, 자를 때의 쾌감도 있는 것 같다.

뭔가 '내가 바지를 직접 리폼하고 있다!' 라는 느낌?

리폼이라기엔 너무 보잘 것 없지만...



바짓단을 잘라낸 후

소심해서 조금만 잘라냈다.



바짓단을 돌돌 접어 올리면 이런 느낌 :)



기존 바지와 비교



내가 입던 느낌.

길이가 어정쩡해서 약간 올려서 종아리에 걸친 7부로 입었다.

아이들용이라서 그런지 너무 짱짱한 시보리...



간단한 착용샷.

전반적으로 좀 붙는 츄리닝이지만 뭐 어쨌든 괜춘한 것 같다.




이번 리폼으로 내가 얻은 것은-

1) 멀쩡한 바지를 버려서 쓰레기를 더 만들지 않았다는 기쁨

2) 못입을 옷을 입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자부심

3) 새로운 운동바지를 사지 않아도 된다는 점 

(이게 가장 기쁘다. 알아본 배드민턴 운동복 반바지는 5~6만원이어서.. 이번 주말에 사러 나가려 했는데 돈 굳었다! :D)


더 이상 이런 식으로 리폼할 수 있는 옷은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뿌듯하고 기쁘다.

제일 기쁜 점은 역시 새로 운동복 바지를 안 사도 된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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